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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머티리얼리스' 줄거리/등장인물/전체 리뷰/쿠키 (스포일러 없음)

by Every.any.something 2025. 11. 10.

안녕하세요.

'패스트 라이브즈'라는 경이로운 데뷔작으로 전 세계의 마음을 울렸던 셀린 송 감독이 2025년, 전혀 다른 색깔의 질문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바로 **'머티리얼리스트' (Materialists)**입니다. 전작이 '인연'과 '시간'에 대한 아련한 탐구였다면, 이번 작품은 뉴욕이라는 거대한 욕망의 도시를 배경으로 '사랑'과 '돈(물질)', 그리고 '야망'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반스, 페드로 파스칼이라는 꿈의 캐스팅이 완성한 이 감각적이고도 날카로운 로맨틱 드라마를 스포일러 없이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과연 사랑의 '물질'은 무엇일까요?

[넷플릭스 '머티리얼리스트' 포스터]

1️⃣ 줄거리 : 뉴욕의 매치메이커, 두 사랑에 흔들리다

'머티리얼리스트'는 화려한 도시 뉴욕에서 가장 성공한 커플 매니저(매치메이커) 중 한 명인 '루시'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녀의 직업은 단순한 중매가 아닙니다. 고객의 재력, 사회적 지위, 야망, 라이프스타일 등 모든 '물질적' 조건을 데이터화하여 가장 완벽하고 효율적인 파트너를 찾아주는, 그야말로 '머티리얼리즘'의 정점에 있는 인물입니다. 그녀 자신도 사랑은 감정의 영역이 아니라 계산과 전략의 결과물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 곁에는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남자인 부유한 사업가 '해리'가 있습니다. 그는 루시가 추구하는 성공과 안정, 그리고 물질적 풍요를 상징하는 인물이며 두 사람은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연인으로서 견고한 관계를 유지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 완벽해 보이는 균형은 루시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과 재회하면서 깨지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녀의 가난했던 전 연인, '존'입니다. 존은 성공한 작가 겸 감독이 되었지만, 여전히 돈보다는 예술과 열정을 좇는, 루시의 현재 삶과는 정반대의 가치를 지닌 인물입니다. 루시가 '물질'을 택하며 떠나왔던 과거의 '열정'과 '사랑'의 상징인 존의 등장은 루시가 애써 외면하고 억눌러왔던 내면의 욕망을 정면으로 자극합니다.

 

영화는 이 세 사람의 위태로운 삼각관계를 통해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은 과연 조건(물질)일까요, 아니면 감정(열정)일까요? 혹은 그 둘은 양립 불가능한 것일까요? 루시는 자신이 그토록 신봉했던 '물질적인' 삶과, 잊고 지냈던 '정신적인' 사랑 사이에서 평생을 좌우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2️⃣ 주요 등장인물 및 배우 : 완벽한 케미, 세 개의 욕망

'머티리얼리스트'는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영화 팬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반스, 페드로 파스칼. 이 세 배우는 각자의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셀린 송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복잡한 욕망을 스크린 위에 생생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 루시 (다코타 존슨)
    :
    이 영화의 핵심이자 관찰자입니다. 성공한 매치메이커인 그녀는 사랑을 '거래'와 '전략'으로 접근하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인물입니다. 다코타 존슨은 특유의 지적이면서도 서늘한 매력으로, 자신의 신념과 성공을 지키려는 야망 넘치는 커리어 우먼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하지만 과거의 연인 '존'을 만나 흔들리는 순간의 미묘한 감정 변화, 그리고 '해리'가 제공하는 안정감 속에서 느끼는 복잡한 심리를 섬세한 눈빛 연기로 탁월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그녀는 이 영화의 제목인 '머티리얼리스트' 그 자체이자, 동시에 그 정의에 의문을 품게 되는 인물입니다.
  • 존 (크리스 에반스)
    :
    루시의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현재는 성공한 작가 겸 감독이지만, 여전히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예술적 열정과 순수한 감정을 우선시합니다. 많은 관객에게 '캡틴 아메리카'의 올곧은 이미지로 각인된 크리스 에반스는, 이번 작품에서 그 이미지를 영리하게 비틀어,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이지만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전 연인'의 모습을 연기합니다. 그는 루시에게 잊고 지냈던 설렘과 열정을 다시금 일깨우며, 그녀가 스스로 쌓아 올린 '물질의 성'을 흔드는 가장 강력한 변수입니다.
  • 해리 (페드로 파스칼)
    :
    루시의 현재이자 미래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막대한 부를 소유한 성공한 사업가로, 루시에게 안정적이고 럭셔리한 삶을 제공합니다. 페드로 파스칼은 최근 '만인의 연인'으로 등극한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카리스마로 '해리'라는 캐릭터를 단순한 '부자 남성' 이상으로 그려냅니다. 그는 루시의 야망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그가 제공하는 '물질' 역시 그가 사랑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임을 보여줍니다. 존이 '열정'을 상징한다면, 해리는 '안정'과 '현실'을 상징하며 루시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이 세 배우가 만들어내는 팽팽한 긴장감과 미묘한 감정의 교류는, 이 영화를 단순한 삼각관계 로맨스가 아닌, 현대인의 사랑과 욕망에 대한 깊이 있는 심리극으로 격상시켰습니다.

3️⃣ 전체 리뷰 및 감상평: '패스트 라이브즈'와는 다른, 날카로운 현실의 맛

셀린 송 감독의 '머티리얼리스트'는 '패스트 라이브즈'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완벽하게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영화입니다. 만약 '패스트 라이브즈'가 '인연'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 시간에 대해 아련하고 시적인 감성으로 접근했다면, '머티리얼리스트'는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 속에서 개인이 내리는 '선택'과 그 선택의 기준이 되는 '물질(돈)'에 대해 훨씬 더 직설적이고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영화는 '돈과 사랑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을 던지지만, 결코 섣부르게 한쪽의 가치를 폄하하거나 정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돈(물질)이 없는 사랑은 가능한가?',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은 과연 속물적인 것인가?'와 같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해봤을 법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세련된 화법으로 풀어냅니다.

 

셀린 송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과 감각적인 미장센은 여전합니다. 뉴욕의 화려한 스카이라인과 고급 레스토랑, 그리고 대조적으로 그려지는 존의 자유분방한 공간들은 각 캐릭터의 가치관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냅니다. 또한, 배우들의 대사 하나하나는 마치 잘 벼려진 칼처럼 날카롭게 관객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특히 루시, 존, 해리 세 사람이 한 공간에서 나누는 대화들은 로맨틱 코미디의 가벼움을 넘어선 팽팽한 심리적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어쩌면 '패스트 라이브즈'의 감성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다소 차갑고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 앞에서도 자신의 야망과 조건을 포기할 수 없는 현대인의 솔직한 욕망, 그리고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간의 본질을 이토록 세련되고 솔직하게 그려낸 로맨틱 드라마는 근래에 보기 드물었습니다. 이것은 어른들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씁쓸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4️⃣ 쿠키 영상 유무(없음) : 여운을 위한 깔끔한 마무리

'머티리얼리스트'의 마지막 장면이 남긴 복잡 미묘한 감정의 파동 속에서, 엔딩 크레딧 이후의 **쿠키 영상(포스트 크레딧 씬)**을 기대하는 관객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머티리얼리스트'는 영화 본편이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어떠한 추가 쿠키 영상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프랑켄슈타인'이나 셀린 송 감독의 전작 '패스트 라이브즈'와 마찬가지로, 감독이 의도한 완벽한 마무리를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이 영화는 프랜차이즈를 위한 속편을 예고하거나, 유머러스한 보너스 컷을 제공하는 종류의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즉 주인공 루시가 내린 (혹은 내릴) 선택의 순간이 남기는 그 묵직하고도 현실적인 '여운' 자체가 이 영화의 진정한 '쿠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셀린 송 감독은 관객에게 명확한 해답을 내려주기보다는,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랑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물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안고 극장(혹은 스크린)을 나서게 만듭니다. 만약 쿠키 영상이 존재했다면,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곱씹어야 할 이 복잡한 감정의 여운이 오히려 방해받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쿠키 영상을 기다리기보다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감각적인 음악과 함께 세 인물의 감정선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을 강력히 추천해 드립니다. '머티리얼리스트'는 그 여운까지도 철저하게 계산된, 잘 만든 어른들의 드라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