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이전에 선보였던 세계관이고 2025년 마침내 그 거대한 세계관을 완성시킨 '아리스 인 보더랜드'입니다. 이 작품은 '데스 게임'이라는 장르가 줄 수 있는 모든 자극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묵직한 철학적 질문을 동시에 던진, 2020년대 최고의 '서바이벌 스릴러' 중 하나입니다.
시즌 1의 '절망', 시즌 2의 '사투', 그리고 마침내 시즌 3의 '마지막 질문'까지 스토리 전개가 이어집니다. 과연 이 지옥 같은 '경계의 나라'에서 주인공들은 살아남아 현실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요? 스포일러를 완벽하게 배제한 채, 시즌 1, 2, 3을 관통하는 거대한 줄거리, 매력적인 등장인물, 냉철한 총평, 그리고 시즌 3 마지막의 '진짜 쿠키'까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줄거리 (스포일러 없음) : "게임의 끝, 그 너머의 진실"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이야기는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복판에서 시작됩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게임에만 몰두하는 백수 '아리스'(야마자키 켄토)는 절친 '가루베', '조타'와 함께 사고를 치다 텅 빈 '보더랜드'라는 미지의 세계에 떨어집니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목숨을 건 '게임'에 참가해 '비자'를 연장해야만 합니다.
시즌 1 (숫자 카드): 절망과 만남
시즌 1의 줄거리는 아리스와 친구들이 이 잔혹한 세계의 룰(스페이드-체력, 다이아몬드-지력, 클럽-팀워크, 하트-심리)을 깨닫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생존기'입니다. 아리스는 게이머 특유의 관찰력과 전략적 사고로 위기를 헤쳐나가지만, 이 '보더랜드'는 그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잔인하게 빼앗아 갑니다. 이 과정에서 아리스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사기'(츠치야 타오)를 만나 파트너가 되고, '비치'라는 생존자 집단과 조우하며 이 세계의 '배후'를 쫓기 시작합니다.
시즌 2 (그림 카드): 시민과의 사투
시즌 1이 '숫자 카드'를 모두 모으는 과정이었다면, 시즌 2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림 카드(J, Q, K)', 즉 이 세계의 '시민'들과 벌이는 '최종 결전'입니다. 시즌 1의 게임이 '시스템'과의 싸움이었다면, 시즌 2의 게임은 '게임 마스터(시민)'와의 1:1 대결입니다. 아리스와 생존자들은 도쿄 전역을 무대로 쉴 틈 없이 그들을 사냥하는 '스페이드 킹'의 무차별적인 위협 속에서, 각 '그림 카드' 게임들을 하나씩 클리어해 나가야 합니다. 아리스는 이 세계의 '퀸'인 '하트 퀸'과 "이 세계의 진실"을 두고 마지막 게임을 벌이게 됩니다.
시즌 3 (조커 카드): 마지막 질문
시즌 2의 마지막에 모든 그림 카드를 클리어한 생존자들 앞에 '현실'로 돌아갈 것인지, '보더랜드'에 남을 것인지의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그리고 아리스와 우사기는 '현실'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즌 3는 그 '선택' 이후의 이야기, 혹은 그 선택의 '대가'를 다룹니다. (스포일러 방지) 모종의 이유로 다시 한번 '보더랜드'와 조우하게 된 아리스와 생존자들입니다. 그들 앞에는 시즌 2 마지막에 등장했던 단 한 장의 카드인 '조커(Joker)'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즌 3의 줄거리는, 이 '조커'가 제시하는 '마지막 게임'이자,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하는,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진짜 엔딩'을 향한 여정입니다.
2. 등장인물 및 배우 (성우) : '생존'을 향한 각자의 신념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수많은 캐릭터들의 '군상극'이며,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이 처절한 세계관을 완성시켰습니다.
- 아리스 (배우: 야마자키 켄토)
: 이 이야기의 '두뇌'이자 '심장'입니다. 현실 부적응자 게이머였지만, '보더랜드'에서 처음으로 '살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인물입니다. 야마자키 켄토는 특유의 소년미 넘치는 외모 속에 극한의 상황에서 번뜩이는 천재적인 추리력과, 동료의 죽음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적인 고뇌를 완벽하게 담아냈습니다. 시즌 1, 2를 거쳐 시즌 3에서 '조커'를 마주한 그는 이제 '생존'을 넘어 '삶의 의미'를 찾는 철학적인 주인공으로 성장합니다. - 우사기 (배우: 츠치야 타오)
: 이 이야기의 '신체'이자 '의지'입니다. 클라이머(산악 등반가) 출신으로 압도적인 신체 능력을 자랑합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잃었던 그녀는 아리스를 만나 서로의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는 굳건한 파트너입니다. 배우 츠치야 타오는 대부분의 위험한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하며, 시즌 3까지 아리스의 곁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줍니다. - 지시야 (배우: 니지로 무라카미)
: 이 드라마 최고의 '신 스틸러'이자 '치트키'. '체셔 캣'이 연상되는 흰색 후드티와 묘한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입니다. 그는 '아리스'와는 정반대로, 타인을 믿지 않고 오직 '이성'과 '이익'만으로 움직이는 극단적인 개인주의자입니다. '다이아몬드' 게임에 특화된 천재이며, 시즌 2에서 그가 펼치는 심리전은 이 드라마의 백미 중 하나입니다. 시즌 3에서도 그의 '선택'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 구이나 (배우: 아사히나 아야)
: 지시야와 함께 행동하는, 압도적인 격투술의 소유자입니다. '트랜스젠더'라는 과거의 아픔을 딛고, 오직 '강함'을 추구하는 인물입니다. 시즌 2에서 '스페이드 킹'에 맞서는 그녀의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시즌 3에서도 그녀의 생존 여정은 계속됩니다. - 안 (배우: 미요시 아야카)
: 경찰 감식반 출신의 '이성'의 아이콘입니다. 냉철한 판단력과 추리력으로 '다이아몬드' 게임 등에서 활약합니다. - 헤이야 (배우: 츠네마츠 유리)
: 시즌 2에서 등장한 강렬한 캐릭터입니다. 한쪽 다리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활'이라는 강력한 무기와 생존 본능으로 아리스 일행과 함께합니다.
3. 전체 리뷰 : '오징어 게임'과는 다른,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오징어 게임'과 끊임없이 비교되었지만, 두 작품은 전혀 다른 결의 재미와 메시지를 던집니다. '오징어 게임'이 '자본주의'와 '계급'이라는 사회 비판에 집중했다면, '아리스'는 '삶의 의미'와 '실존주의'라는 철학적 질문에 집중합니다.
- 압도적인 스케일과 처절한 액션
: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스케일'입니다. 텅 빈 시부야 한복판, 물에 잠긴 도시, 식물로 뒤덮인 도쿄, 그리고 시즌 2의 '스페이드 킹'이 벌이는 도시 전체를 무대로 한 '총격전'은 넷플릭스의 자본력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압도적인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액션 역시 자비가 없습니다. '생존'을 위한 처절함이 모든 장면에 묻어납니다. - '게임'의 독창성과 잔혹함
: '아리스'의 게임들은 '오징어 게임'의 단순함과는 다릅니다. 특히 '하트' 게임은 인간의 선의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며 극도의 심리적 공포를 선사하고, '다이아몬드' 게임은 아리스와 지시야의 천재성을 뽐내는 지적인 쾌감을 줍니다. - 시즌 3의 호불호 (아쉬움)
: 시즌 1, 2가 '데스 게임'이라는 장르적 쾌감에 집중했다면, 시즌 3는 원작 '리트라이(Retry)' 편을 기반으로 '삶과 죽음',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대한 매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때문에 시즌 1, 2의 자극적인 속도감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시즌 3의 '느린 호흡'과 '관념적인' 대사들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는 평도 존재합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정치극'으로 변모하며 비판받았던 지점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3개의 시즌에 걸쳐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을 향해 달려온 묵직한 '대서사시'입니다. '데스 게임'이라는 장르적 외피를 쓰고, '삶의 의지'라는 가장 뜨거운 주제를 이야기한, 2020년대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웰메이드 시리즈임은 분명합니다.
4. 쿠키 (없음) : "시즌 3 마지막 화, 쿠키 영상은... 없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리즈는 매 시즌 '엔딩'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쳤습니다. 시즌 1은 '그림 카드'의 등장을, 시즌 2는 '조커 카드'의 등장을 알리며 다음 시즌을 강력하게 예고했죠. 그렇다면 대망의 시즌 3, 그 '조커' 게임마저 끝난 마지막 회에 '쿠키 영상'이 있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3 마지막 회에는 엔딩 크레딧 전후를 통틀어 어떠한 '쿠키 영상'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 쿠키가 없는 이유 (완벽한 닫힌 결말)
: 이는 시즌 2의 '조커 카드 복선'과는 정반대입니다. 시즌 3는 원작의 마지막 에피소드('리트라이' 혹은 그 이후)까지 모두 다루며, '아리스'와 '보더랜드'의 관계, 그리고 '이 세계의 진실'에 대한 모든 '답'을 내놓습니다. 더 이상 '다음'을 예고할 복선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 '본편의 엔딩'이 곧 '진짜 결말'
: (스포일러 방지) 시즌 3의 마지막 장면은 '보더랜드'에서의 모든 여정을 마친 주인공들이 '현실'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며 완벽하게 '닫힌 결말(Closed Ending)'을 맺습니다. - '조커 카드'의 회수
: 시즌 2 마지막에 등장했던 '조커 카드'의 의미 역시, 시즌 3의 스토리를 통해 완벽하게 '회수'됩니다. (스포일러 방지) 그것은 '새로운 게임'의 예고가 아니라 이 '보더랜드'라는 세계의 '본질' 그 자체를 상징하는 매우 철학적인 장치였습니다. - 결론
: 따라서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3를 완주하셨다면, 쿠키 영상을 기다리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이 시리즈는 3개의 시즌에 걸쳐, 관객에게 던졌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고, 주인공들의 '그 이후'의 삶까지 보여주며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