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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 맨' 줄거리/등장인물/전체 리뷰/쿠키 (스포일러 없음)

by Every.any.something 2025. 11. 6.

2019년, 넷플릭스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냈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라는 이름의 '살아있는 전설'과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그리고 은퇴했던 조 페시라는 '전설 그 자체'들을 한 스크린에 불러 모은 것입니다. 3시간 30분이라는 압도적인 러닝타임으로 공개된 '아이리시맨'은 우리가 '좋은 친구들'이나 '대부'에서 보았던 갱스터 장르의 화려함, 낭만, 유쾌함을 기대했던 관객들의 뒤통수를 치는 지독하게도 씁쓸하고 처연한 '대서사시'입니다.

이것은 갱스터의 '전성기'가 아니라 그들의 '황혼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가 집을 칠했지(I Heard You Paint Houses)'라는 원작의 제목처럼 피로 얼룩진 시대를 살았던 한 남자의 뒤늦은 고백입니다. 스포일러 없이, 이 거대한 서사의 줄거리, 신들린 배우들의 연기, 냉철한 전체 리뷰, 그리고 마지막의 그 '쿠키'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 맨' 포스터]


1. 줄거리 (스포일러 없음) : "시작은 트럭 운전사, 그 끝은 역사의 증인"

'아이리시맨'의 이야기는 21세기 초, 한 요양원의 휠체어에 앉아있는 노인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의 독백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삶, 특히 20세기 미국 현대사의 가장 거대한 미스터리 중 하나인 '지미 호파 실종 사건'에 대해 담담하게 '고백'하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이 노인의 회상을 따라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프랭크 시런'은 평범한 트럭 운전사였습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펜실베이니아 마피아의 거물인 '러셀 버팔리노'(조 페시)를 만나게 됩니다. 러셀은 프랭크의 과묵함과 충성심을 높이 평가하고, 그를 자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입니다. 프랭크는 러셀의 지시를 받아, '집을 칠하는(Paint Houses)' 일, 즉 청부 살인을 시작하며 암흑가의 핵심 인물로 성장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러셀은 프랭크에게 당대 최고의 권력자이자 미국 최대의 노동조합 '팀스터스(Teamsters)'의 위원장인 '지미 호파'(알 파치노)를 소개합니다. "자네가 필요할 거야." 지미 호파는 마피아의 비호 아래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었고, 프랭크는 곧 호파의 가장 신뢰받는 오른팔이자 보디가드, 그리고 '친구'가 됩니다. 프랭크는 '러셀'이라는 마피아 보스와 '호파'라는 노조 권력자, 두 거물 사이에서 충성을 다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집니다.

하지만 '아이리시맨'의 진짜 줄거리는 이들의 '성공기'가 아닌 '몰락기'입니다. '존 F. 케네디' 시대가 열리고, 호파가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출소하면서부터, '호파'와 '마피아(러셀)' 사이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호파는 자신의 왕국이었던 '팀스터스'를 되찾기 위해 폭주하고, 마피아는 그런 호파를 '제거' 대상으로 고려하기 시작합니다.

이 거대한 두 권력의 충돌 한가운데에 프랭크 시런이 서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이끌어준 '대부' 러셀 버팔리노의 '명령'과 자신이 진심으로 따랐던 '친구' 지미 호파의 '우정' 사이에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영화는 이 세 남자의 50년에 걸친 우정과 충성, 그리고 그 끝에 기다리고 있던 비극적인 배신과 회한의 역사를 묵직하게 따라갑니다.


2. 등장인물 및 배우 : '전설'들이 연기하는 '황혼'

'아이리시맨'은 '연기' 그 자체가 장르인 영화입니다. 세 명의 거장이 보여주는 연기는 우리가 알던 그들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지입니다.

  • 프랭크 시런 (배우: 로버트 드 니로)
    :
    이 거대한 서사의 '관찰자'이자 '실행자'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는 '좋은 친구들'이나 '대부 2'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아니라 '성실한 회사원'처럼 묵묵히 자신의 '일'(살인)을 수행하는 남자를 연기합니다. 그는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습니다. '해야 할 일'과 '충성'이라는 두 가지 단어 아래, 모든 것을 억누르는 '텅 빈' 눈빛으로 50년의 세월을 관통합니다. 특히, 자신의 행동을 유일하게 '목격'하는 딸 '페기'와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침묵은 그 어떤 대사보다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드 니로의 절제된 연기가 이 영화의 묵직한 톤을 완성시킵니다.
  • 지미 호파 (배우: 알 파치노)
    :
    이 영화의 '불꽃'이자 '에너지'입니다. '대부'의 마이클과는 정반대입니다. 알 파치노는 미국 노동자들의 '아이돌'이었던 '지미 호파'의 압도적인 카리스마, 다혈질적인 성격, 그리고 시대를 읽지 못하는 치명적인 '오만함'을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연기합니다. 그는 '러셀'의 조용한 권력과 달리, 대중을 선동하고 거침없이 소리치며 자신의 왕국을 지키려 합니다. 프랭크와의 '아이스크림' 장면 등에서 보여주는 인간적인 매력과, "내 조직이야!"라고 외치는 광기 어린 집착을 오가는 그의 연기는 알 파치노 연기 인생의 또 다른 정점입니다.
  • 러셀 버팔리노 (배우: 조 페시)
    :
    이 영화의 '진짜 공포'이자 '절대 권력' 입니다. '좋은 친구들'의 광기 어린 '토미'를 기억한다면, 조 페시의 이 연기는 충격 그 자체입니다.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그는 소리 한 번 지르지 않고, 욕설 한 번 하지 않으며, 그저 '침묵'과 '친절함'으로 모든 것을 통제합니다. 그는 프랭크에게 빵을 떼어주며 '가족'이 되는 법을 가르치고, 병원에서 조용히 프랭크에게 "해야 할 일"을 전달합니다. 그의 '정중한' 한마디는 알 파치노의 '포효'보다 100배는 더 무서우며, 조 페시는 '움직이지 않는' 연기가 무엇인지, '진짜 보스'란 어떤 존재인지를 완벽하게 증명해 냅니다.
  • 페기 시런 (배우: 안나 파킨)
    :
    프랭크의 딸 역할입니다. 이 영화의 '양심'이자 '침묵의 심판자'. 그녀는 대사가 거의 없지만, 아버지(프랭크)와 러셀을 바라보는 '그 눈빛' 하나만으로 이 영화의 모든 도덕적 질문을 대신합니다. 그녀의 '침묵'은 프랭크의 '죄'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3. 전체 리뷰 : '갱스터' 장르의 마침표, 거장들의 쓸쓸한 '퇴장가'

'아이리시맨'은 '좋은 친구들'이나 '카지노'의 속편이 아닙니다. 이것은 그 영화들의 '반대편'에 서 있는, 마틴 스코세이지의 갱스터 장르에 대한 '묘비명(Epitaph)'입니다.

  • '낭만'을 제거한 '현실'
    :
    '좋은 친구들'이 갱스터의 삶을 '록 스타'처럼 그렸다면, '아이리시맨'은 그들의 삶을 '샐러리맨'처럼 그립니다. 살인은 '일'이고, 충성은 '업무'이며, 배신은 '인사 조치'입니다. 영화는 3시간 30분 내내 그 어떤 장면도 화려하거나 멋있게 포장하지 않습니다. 폭력은 그저 '필요'에 의해 수행될 뿐, 쾌감은 없습니다. 이는 갱스터 장르에 대한 완벽한 '해체'이자 '반성'입니다.
  • '시간'이라는 진짜 주인공
    :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시간' 그 자체입니다. 3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은 관객에게 '지루함'이 아니라 50년의 세월을 '체험'하게 만듭니다. '디에이징(De-aging)' 기술을 사용한 것에 대한 논란(어색한 액션씬 등)이 있었지만, 이는 '청년' 프랭크와 '노인' 프랭크를 한 명의 배우(드 니로)가 연기하게 함으로써, '시간의 흐름'과 '노화'라는 주제를 관객에게 강제로 각인시키는 필수적인 장치였습니다.
  • '그 후'의 이야기, 즉 '회한'
    :
    '아이리시맨'의 가장 위대한 지점은 영화의 '마지막 30분'입니다. 보통의 갱스터 영화라면 '지미 호파의 실종'이라는 클라이맥스에서 끝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코세이지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모든 것이 끝난 '그 후', 아무도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요양원'의 시간까지 집요하게 따라갑니다. 모든 권력과 영광은 사라지고, '충성'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렀던 모든 '죄'의 무게만이 남은 노인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스코세이지가 50년 만에 내놓은 갱스터 장르의 '진짜 결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아이리시맨'은 80대의 거장(스코세이지)과 70대 후반의 배우들(드 니로, 파치노, 페시)이, 자신들의 '페르소나'였던 '갱스터'라는 장르에게 보내는 가장 씁쓸하고도 장엄한 '고별사'입니다. 이것은 '재미'로 보는 영화가 아니라 '시간의 무게'를 '체험'하는 영화입니다.


4. 쿠키 (없음) :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그 '열린 문'이 쿠키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이리시맨'은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에 등장하는 별도의 '쿠키 영상'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 쿠키가 없는 이유 (작품의 완결성)
    :
    이 영화는 3시간 30분에 걸쳐 한 남자의 50년 일대기를 완벽하게 '완결' 짓습니다. '프랭크 시런'의 이야기는 본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완벽하게 '마침표'를 찍습니다. 이 묵직하고도 처절한 '마침표' 뒤에 다음 편을 암시하거나 본편의 여운을 깨뜨리는 그 어떤 '사족(쿠키)'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 '본편의 마지막 장면'이 곧 '쿠키'다
    :
    (스포일러 방지) '아이리시맨'의 '진짜 쿠키'는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 즉 프랭크 시런이 요양원 간호사에게 부탁하는 '마지막 한마디'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마지막 이미지' 그 자체입니다.
  • '열린 문'의 의미
    :
    프랭크는 간호사에게 "문을 조금만 열어두고 가"라고 부탁합니다. 이는 영화 초반, '지미 호파'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문을 조금 열어두는" 습관을 가졌던 것을 연상시킵니다. 이 '열린 문'은 프랭크의 '마지막 고백'을 상징합니다. 그는 여전히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와 주기를(혹은 용서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대부'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이클 콜레오네'의 방문이 '닫혔던' 것과는 정반대로, 이 '열린 문'은 프랭크의 끝나지 않은 '죄의식'이자, 구원에 대한 '덧없는 희망', 혹은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고독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 결론
    :
    따라서 '아이리시맨'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미련 없이 넷플릭스를 끄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당신에게 남긴 마지막 '열린 문'의 이미지는 그 어떤 쿠키 영상보다 더 오랫동안 당신의 마음속에 남아, 이 씁쓸한 대서사시의 여운을 곱씹게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