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존 윅' 1편이 "그의 강아지를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는 단순 명료한 복수극으로 '액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 2017년에 돌아온 '존 윅 2: 리로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의 '세계관'을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말이죠. 이 영화는 1편의 성공에 안주하는 대신에 1편이 슬쩍 보여주었던 '암살자들의 언더월드'를 스크린 전면에 화려하게 펼쳐 보이며, '존 윅'을 단순한 킬러에서 '유니버스'의 주인공으로 격상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룰은 깨졌다. 전쟁은 시작됐다." 1편이 '복수'의 서막이었다면, 2편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의 시작입니다. 스포일러를 완벽하게 배제한 채, '존 윅 2'의 확장된 줄거리, 새로운 인물들, 냉철한 총평, 그리고 그 유명한 충격의 엔딩(쿠키)까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줄거리 (스포일러 없음) : "피의 맹세, 거부할 수 없는 복귀"
'존 윅 2'의 이야기는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불과 며칠 뒤에 시작됩니다.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1편에서 자신을 배신했던 러시아 마피아 '비고'의 형제 '아브람'을 찾아가, 자신의 '머스탱' 차량을 되찾는 것으로 화끈하게 영화의 문을 엽니다. 이 오프닝 시퀀스는 "존 윅이 완벽하게 돌아왔음"을 알리는 동시에, "이제 정말 은퇴하겠다"는 그의 마지막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아브람과의 '휴전'을 선언하고, 1편에서 묻었던 무기들을 다시 한번 콘크리트로 봉인합니다.
하지만 '은퇴'는 그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바로 그날 밤, 과거 그가 은퇴하기 위해 도움을 받았던 이탈리아 마피아 '산티노 디안토니오'(리카르도 스카마르초)가 찾아옵니다. 산티노는 '표식(Marker)'이라 불리는 피로 맹세한 '절대적인 빚'을 근거로 존 윅에게 거부할 수 없는 '임무'를 의뢰합니다. 바로 자신의 누나이자, 하이 테이블(최고 회의)의 12자리 중 하나를 차지한 '지아나 디안토니오'를 암살하라는 것입니다.
존 윅은 은퇴를 이유로 거절하지만, 산티노는 "규칙은 규칙"이라며 '표식'을 거부한 대가로 존 윅의 집을 통째로 불태워버립니다. 1편에서 '희망(강아지)'을 잃었다면, 2편에서는 '추억(집)'마저 잃게 된 존 윅은 컨티넨탈의 지배인 '윈스턴'(이안 맥쉐인)을 찾아가지만, "표식의 룰은 절대적이다"라는 냉혹한 현실만 확인받습니다.
결국 존 윅은 '표식'의 빚을 갚기 위하여 그리고 산티노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임무를 받아들고 '로마'로 향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처럼 '원치 않는 복귀'를 강요당한 존 윅이 로마의 컨티넨탈에서 새로운 무기를 지급받고, '지아나'를 암살하는 과정, 그리고 임무가 끝난 직후 그를 기다리고 있던 산티노의 거대한 '배신'과 함정을 다룹니다. 산티노는 존 윅을 이용해 누나를 제거한 뒤, 그에게 '누나를 죽인 암살자'라는 누명을 씌워 전 세계 암살자들의 타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제 존 윅의 싸움은 개인적인 복수를 넘어, '하이 테이블'이라는 거대한 시스템과 전 세계 암살자들을 상대로 한 처절한 '생존 전쟁'으로 확장됩니다.
2. 등장인물 및 배우 : 확장된 세계관, 매력적인 킬러들
'존 윅 2'는 1편의 인물들을 견고히 하는 동시에, 새로운 무대(로마)와 새로운 적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확장합니다.
- 존 윅 (배우: 키아누 리브스)
: 1편에서 '분노'로 싸웠다면, 2편의 존 윅은 '피로감'과 '의무'로 싸웁니다. 그는 더 이상 복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키아누 리브스는 원치 않는 살인을 거듭해야 하는 킬러의 고뇌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기 위해 적들을 처치하는 냉혹함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특히 2편에서 그는 '건푸(Gun-Fu)'는 물론, '카-푸(Car-Fu)'와 '펜슬-푸(Pencil-Fu)'까지 선보이며 액션의 스펙트럼을 극한까지 끌어올립니다. - 산티노 디안토니오 (배우: 리카르도 스카마르초)
: 2편의 메인 빌런입니다. 이탈리아 마피아 보스로, 존 윅의 과거를 이용해 그를 함정에 빠뜨리는 인물입니다. 그는 직접 싸우기보다, '규칙'과 '명분'을 이용해 상대를 조종하는 지능적인 악당입니다. 리카르도 스카마르초는 특유의 이탈리아식 매력과 비열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존 윅의 분노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 카시안 (배우: 코먼)
: '지아나 디안토니오'의 충직한 경호팀장입니다. 래퍼이자 배우인 코먼이 연기한 '카시안'은 존 윅과 대등한 실력을 가진 '라이벌' 킬러입니다. 그는 복수를 위해 존 윅을 쫓지만, 동시에 '컨티넨탈'의 룰을 존중하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존 윅과 카시안이 로마 시내 한복판에서 벌이는 총격전과 격투씬은 2편의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 아레스 (배우: 루비 로즈)
: 산티노의 벙어리 경호원입니다. 루비 로즈는 대사 한마디 없이, 오직 서늘한 눈빛과 수화(手話), 그리고 날렵한 단검 액션만으로 존 윅을 위협하는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입니다. - 바워리 킹 (배우: 로렌스 피시번)
: '매트릭스'의 '모피어스'와 '네오'가 재회하는 순간입니다. 로렌스 피시번은 뉴욕 지하의 '거지'와 '비둘기'들을 이용해 정보망을 구축한 또 다른 지하 세계의 제왕인 '바워리 킹'으로 분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냅니다. 그의 등장은 '하이 테이블' 외에도 또 다른 거대 세력이 존재함을 암시하며 세계관을 확장시킵니다. - 윈스턴 & 카론 (이안 맥쉐인 & 故 랜스 레딕)
: 1편에 이어 컨티넨탈의 '룰'을 상징하는 두 인물입니다. 특히 윈스턴의 비중이 커지며, 그가 단순한 호텔 지배인이 아닌, 이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강력한 '중재자'임을 보여줍니다.
3. 전체 리뷰 : '확장'의 교과서, 액션과 세계관이 모두 폭발하다
'존 윅 2'는 '속편의 저주'를 완벽하게 깨부순 '확장'의 교과서 같은 작품입니다. 1편이 'B급 감성의 A급 액션'이었다면, 2편은 처음부터 'A급 블록버스터'로 설계되었습니다.
- '월드와이드'가 된 액션
: 영화는 뉴욕의 좁은 골목을 벗어나, 이탈리아 '로마'라는 고풍스러운 도시로 무대를 옮깁니다. 고대 로마의 지하 유적(카타콤)에서 벌어지는 어둠 속 총격전, 화려한 거울의 방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결투 등은 '존 윅 2'는 '액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습니다. 액션의 양(Quantity)과 질(Quality) 모두 1편을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총알 교향곡'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만큼, 모든 총성이 하나의 리듬처럼 느껴집니다. - '유니버스'의 성공적인 구축
: '존 윅 2'의 가장 위대한 성과는 단연 '세계관의 확장'입니다. 1편에서 맛보기로 보여준 '컨티넨탈'과 '금화'의 개념을 '하이 테이블(최고 회의)', '표식(Marker)', '파문(Excommunicado)', 그리고 '바워리 킹'의 지하 조직까지 확장시켰습니다. 관객은 이제 존 윅 개인의 복수가 아니라 이 거대하고 매혹적인 '암살자 유니버스' 그 자체에 열광하게 되었습니다. 이 견고한 세계관이야말로 '존 윅 3, 4'와 스핀오프 '발레리나'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 '액션'이 곧 '스토리'다
: '존 윅 2'는 복잡한 서사 대신에 액션 시퀀스 그 자체로 스토리를 진행시킵니다. 존 윅이 로마에서 무기를 고르는 장면(소믈리에), 양복을 맞추는 장면은 이 세계관의 '프로페셔널리즘'을 보여주는 서사이며, 카시안과의 룰을 지키는 싸움은 이 세계의 '존중'을, 아레스와의 격투는 '무자비함'을 보여줍니다. 즉, '존 윅 2'의 액션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세계관을 설명하는 언어'입니다.
물론, 1편의 단순 명료하고 처절했던 '복수'라는 감정선이 그립다는 팬들도 있습니다. 2편은 개인의 감정보다는 '룰'과 '생존'이라는 더 큰 담론으로 이동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존 윅 2'는 1편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기꺼이 더 큰 무대로 나아가 자신들의 세계를 증명해냈습니다. 이것은 '더 크게, 더 화려하게'라는 속편의 공식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입니다.
4. 쿠키 (없음) : '쿠키 영상'은 없다, "전쟁을 준비하게" (The Ending itself is a Cookie)
'존 윅 2' 역시 1편과 마찬가지로,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에 등장하는 별도의 '포스트 크레딧 쿠키' 영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존 윅 2'는 그 어떤 쿠키 영상보다 더 강력하고 충격적인, 영화 역사상 가장 완벽한 '클리프행어(Cliffhanger)' 엔딩을 선사합니다. 이 '엔딩' 자체가 '존 윅 3'을 위한 가장 완벽한 '쿠키 영상'입니다.
- 쿠키가 된 엔딩 (스포일러 없는 해석)
: (스포일러 방지) 영화의 마지막, 존 윅은 '산티노'와의 악연을 끊기 위하여 해서는 안 될 '최후의 선택'을 감행합니다. 그는 '컨티넨탈 호텔' 내부에서, 절대로 깨뜨려서는 안 되는 이 세계의 '가장 신성한 룰'을 어기게 됩니다. - "Excommunicado" (파문)
: 이 행동의 대가로 '윈스턴'은 존 윅을 '파문'시킵니다. 즉, 컨티넨탈의 모든 보호가 박탈되고, 전 세계 모든 암살자들의 '타깃'이 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린 것입니다. - "1시간을 주겠네"
: 윈스턴은 존 윅에게 도망칠 수 있는 '1시간'의 유예를 줍니다. 그리고 존 윅의 목에 걸린 천문학적인 '현상금'이 전 세계 암살자들에게 공표됩니다. - 마지막 장면
: 존 윅은 1편에서 얻은(스포일러) 자신의 개와 함께 센트럴 파크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의 주변에 있던 평범한 행인들 모두가 '암살자'였음을 암시하며, 그들의 핸드폰이 동시에 울리기 시작합니다. 존 윅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쟁'을 홀로 시작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이며 영화가 끝납니다. - 결론
: 이 엔딩은 관객들에게 '존 윅 3: 파라벨룸(Parabellum - 전쟁을 준비하라)'을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다음 편 예고'였습니다. '존 윅 2'는 쿠키 영상이 필요 없었습니다. 영화의 '엔딩' 그 자체가 이미 전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