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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범택시' 줄거리/등장인물/전체 리뷰/쿠키

by Every.any.something 2025. 10. 29.

안녕하세요!

2021년 답답한 현실에 지친 대한민국 안방극장에 그 어떤 것보다 통쾌하고 짜릿한 '사이다'를 쏟아부은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당신의 복수를 대신해 드립니다"라는 파격적인 슬로건을 내건 SBS '모범택시'입니다. 법치국가에서 '사적 복수'라는 위험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이 작품은 방영 내내 압도적인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며 'K-다크 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지금부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억울한 피해자들을 위한 '무지개 운수'의 비밀스러운 운행에 대해 매력적인 등장인물, 냉철한 총평, 그리고 시즌 2를 암시했던 완벽한 '쿠키'까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드라마 '모범택시' 포스터]


1. 줄거리 : "5283, 운행 시작합니다."

'모범택시'의 이야기는 겉보기엔 평범한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를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택시 회사가 아닙니다.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 낡은 아케이드 게임기에서 흘러나오는 이 음성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벼랑 끝에 몰린 피해자들에게만 주어지는 마지막 '동아줄'입니다. 피해자가 이 '복수 대행 서비스'에 의뢰하면 '무지개 운수'의 대표 '장성철'(김의성)이 그들을 직접 만나 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범택시'의 드라이버 '김도기'(이제훈)의 처절한 복수극이 시작됩니다.

'김도기'는 육군 특수부대(707) 대위 출신의 엘리트 군인이었지만, 연쇄살인마에게 어머니를 잃은 끔찍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법이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범인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현실에 절망하고, 장성철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적 복수'의 실행자가 됩니다. '김도기'는 혼자가 아니고 환상적인 팀원들과 같이 의뢰를 해결합니다. 천재적인 해킹 실력으로 팀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안고은'(표예진), 그리고 온갖 특수 장비와 차량 개조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듀오 '최경구'(장혁진)와 '박진언'(배유람)이 '김도기'의 팀원들입니다. 이들 '무지개 운수' 팀원들 역시 김도기와 마찬가지로 범죄로 인해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동 성범죄자, 악덕 기업 CEO, 학교 폭력 가해자, 보이스피싱 조직 등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간 '악'들을 사냥합니다. 김도기는 매 에피소드마다 교사, 직장인, 조선족 브로커, 심지어 사채업자가 되어 상대방을 속이기 위한 완벽한 '부캐'로 위장 잠입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피해자에게 썼던 방식 그대로 혹은 그보다 더 잔혹하게 되갚아주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복수를 실행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불법적인' 정의 구현은 원칙주의자 검사 '강하나'(이솜)에게 꼬리를 밟히기 시작합니다. '사적 복수' 역시 또 다른 범죄일 뿐이라고 믿는 강하나와 "법은 멀고, 우리는 가깝다"라고 믿는 '무지개 운수'의 대립은 '진정한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2. 등장인물 및 배우 : 완벽한 앙상블, '무지개 운수'라는 이름의 가족

'모범택시'의 폭발적인 인기는 단연 '무지개 운수' 5인방을 연기한 배우들의 완벽한 '팀플레이' 덕분이었습니다.

  • 김도기 (배우 이제훈)
    :
    '시그널' 이후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습니다. 이제훈은 이 드라마의 심장이자 엔진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어머니의 트라우마로 인해 말수가 적고 고통을 억누르는 '다크 히어로'의 모습을, 복수를 실행할 때는 180도 다른 '부캐'로 변신하는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어리숙한 교사 '황인성'부터, 순진한 직장인, 심지어 림여사(심소영)를 홀리는 치명적인 매력남까지, 매 에피소드마다 보여준 그의 '천의 얼굴' 연기는 '모범택시'의 가장 큰 볼거리였습니다. 또한, 전직 특수부대 장교다운 자비 없는 맨몸 액션과 화려한 카체이싱은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인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 장성철 (배우 김의성)
    :
    '무지개 운수'의 '대부' 김의성은 겉으로는 피해자 지원 재단 '파랑새 재단'을 운영하는 인자한 대표지만, 뒤에서는 '사적 복수'라는 극단적인 정의를 설계하는 냉철한 리더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연기했습니다. 그 역시 범죄로 부모님을 잃은 피해자로서,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는 것"을 감수하는 인물의 고뇌와 무게감을 묵직하게 잡아주었습니다.
  • 안고은 (배우 표예진)
    :
    '무지개 운수'의 '브레인' 표예진은 당초 캐스팅(이나은)이 교체되는 위기 속에서도 '안고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며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디지털 성범죄로 언니를 잃은 깊은 상처를 가졌지만, 천재적인 해킹 실력으로 김도기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핵심 요원입니다. 차가운 이성 뒤에 숨겨진 여린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팀의 핵심 멤버로 당당히 자리매김했습니다.
  • 최경구 & 박진언 (배우 장혁진 & 배유람)
    :
    '무지개 운수'의 '코믹 릴리프'입니다. 이 두 배우의 '티키타카'는 극단적으로 어두운 드라마의 유일한 숨구멍이었습니다. 전직 항공우주 연구원이라는 반전 스펙을 가진 이들은 모범택시를 개조하고 온갖 기상천외한 복수 장비를 개발하며 '007'의 'Q'와 같은 역할을 유쾌하게 수행했습니다.
  • 빌런 (배우 차지연 & 이솜)
    :
    1부의 최종 보스 '백성미'(차지연)는 지하 금융의 '대모'이자 장성철의 파트너였지만, 탐욕으로 인해 그를 배신하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선보였습니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의 연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쇼'였습니다. 또한, '무지개 운수'를 쫓는 검사 '강하나'(이솜)는 '공적 정의'를 상징하며 "저들의 방식이 옳은가?"라는 드라마의 핵심 질문을 시청자 대신 던지는 중요한 '안티테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3. 총평 : 'K-다크 히어로'의 탄생, 분노한 시대를 위한 가장 통쾌한 '처방전'

'모범택시'는 단순한 '장르물'을 넘어, 2021년 대한민국 사회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 '사회 현상'을 보여준 드라마였습니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얻은 이유는 에피소드의 소재가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동 성범죄자 '조도철'(조두순 사건), 직장 내 갑질과 폭력(양진호 사건), 디지털 성범죄 착취(N번방 사건), 학교 폭력, 보이스피싱 등과 같은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뉴스를 통해 분노했지만 법의 미약한 처벌에 절망했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모범택시'는 법이 해결해 주지 못한 그 '분노'를 '사적 복수'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판타지적인 방식으로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김도기가 가해자들을 '사냥'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대리 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는 '사적 복수'를 노골적으로 미화하고 정당화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공적 정의'를 상징하는 검찰과 경찰은 무능하거나 부패하게 그려지는 반면에 '무지개 운수'의 불법적인 폭력과 감금은 '정의 구현'으로 포장됩니다. 이는 매우 안일하게 보일 수 있지만 '모범택시'는 애초에 도덕 교과서의 표본이 되려고 만든 드라마가 아닙니다. '모범택시'라는 드라마는 억눌린 대중의 분노에 응답하는 '처방전'이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진짜 정의가 작동했다면, 우리가 나설 필요도 없었다"는 그들의 논리는 역설적으로 '공적 정의'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묻게 만듭니다. '모범택시'는 'K-다크 히어로'라는 장르의 성공 공식을 완벽하게 제시한 2021년 가장 통쾌하고 짜릿했던 '사이다' 드라마의 정석이었습니다.


4. 쿠키 (없음) : "운행은 끝나지 않았다", 시즌 2를 위한 완벽한 포석

'모범택시' 시즌 1은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에 등장하는 마블식 '포스트 크레딧 쿠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회의 '결말'과 그 직후 이어지는 '에필로그' 시퀀스 자체가 시즌 2를 위한 가장 완벽하고 노골적인 '쿠키' 역할을 했습니다.

  • 결말(공식적 해체)
    :
    1부의 최종 보스 '백성미'(차지연)의 사설 감옥이 폭발하고, '무지개 운수'의 존재가 검사 '강하나'(이솜)에게 완전히 발각됩니다. '장성철' 대표는 모든 책임을 지고 체포되며, '무지개 운수'는 공식적으로 해체됩니다. 김도기, 안고은, 최경구, 박진언은 모두 각자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 진짜 결말(강하나의 변화)
    :
    하지만 '강하나'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무지개 운수'가 사냥했던 악인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법을 빠져나갔는지, 그리고 법이 얼마나 많은 피해자를 외면했는지를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그녀는 결국 '장성철' 대표를 암묵적으로 풀어주며, '법의 한계'를 인정하고 '사적 복수'의 필요성을 일부 받아들이는 듯한 변화를 보입니다.
  • 진짜 '쿠키' (에필로그)
    :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각자의 삶을 살던 김도기에게 뉴스 속보가 들려옵니다. 또 다른 흉악범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그 순간, 김도기의 눈빛이 다시 차갑게 변합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사라진 줄 알았던 바로 그 '모범택시'가 멈춰 섭니다. 김도기는 망설임 없이 택시에 탑승하고, 엔진 소리와 함께 "5283, 운행 시작합니다"라는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 쿠키의 의미
    :
    이 에필로그는 '시즌 2'를 위한 가장 강력한 선언이었습니다. '무지개 운수'의 해체는 일시적이었으며, 법이 구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존재하는 한 그들의 '복수 대행 서비스'는 영원히 계속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이 쿠키 영상은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확신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었고, 2년 후 '무지개 운수'가 다시 뭉쳐 돌아오는 '모범택시 2'의 완벽한 징검다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