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2025년 11월 14일,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순위권에 진입한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 드라마, **'앱센시아' (Absentia)**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미드 수사물의 전설 '캐슬'의 '베켓 형사'를 기억하시나요? 바로 그 스타나 카틱이 이번에는 기억을 잃은 도망자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이 드라마는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6년 만에 연쇄 살인마의 소굴에서 살아서 돌아왔다면?"이라는 충격적인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따뜻한 환대가 아닌, 남편의 재혼과 그녀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는 차가운 현실뿐입니다. 잃어버린 기억 속의 진실을 찾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옭아매는 거대한 음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질주하는 한 여자의 처절한 사투. 스포일러 없이 그 숨 막히는 줄거리와 인물 분석, 감상평, 그리고 결말 정보까지 상세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줄거리 : 6년 만의 생환, 그리고 시작된 악몽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 보스턴입니다. FBI 요원 중에서도 가장 유능하고 집요하기로 소문난 '에밀리 번'(스타나 카틱 분)은 보스턴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악명 높은 연쇄 살인마를 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동료들과 남편 '닉'은 그녀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지만, 결국 그녀를 찾지 못했고 법원은 그녀에게 '부재(Absentia)', 즉 '사망 선고'를 내립니다. 연쇄 살인마는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그렇게 에밀리는 비운의 희생자로 세상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6년이라는 시간이 흐릅니다. 에밀리의 남편 닉은 아내를 잃은 슬픔을 딛고 새로운 아내 '앨리스'와 재혼하여 에밀리의 아들 '플린'과 함께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밤중, 닉에게 의문의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에밀리는 살아있다. 그녀를 구하고 싶으면 60분 안에 지정된 장소로 오라"라고 말합니다. 반신반의하며 달려간 숲 속의 폐가, 그곳의 잠겨진 물탱크 안에서 닉은 기적처럼 살아있는 에밀리를 발견합니다. 6년 만의 생환. 세상은 기적이라며 떠들썩해지지만, 정작 당사자인 에밀리에게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지난 6년 동안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누가 자신을 가뒀는지에 대한 기억이 전무합니다. 게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사랑했던 남편은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되어 있고, 자신의 분신 같은 아들 플린은 자신을 낯선 사람 보듯 하며 새엄마 앨리스를 "엄마"라고 부릅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에밀리가 돌아오자마자 그녀가 쫓던 연쇄 살인마의 수법과 똑같은 살인 사건이 다시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모든 증거와 정황은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 '에밀리'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FBI는 그녀가 감금되었던 기간 동안 '스톡홀름 증후군'에 걸려 살인마와 한패가 되었거나, 혹은 그녀 자신이 정신 이상을 겪는 살인마일지 모른다고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6년 만에 가족의 품이 아닌, 차가운 취조실에 앉게 된 에밀리. 그녀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잃어버린 가족과 기억을 되찾기 위해 FBI의 추격을 피해 도망칩니다. 과연 그녀는 살인마일까요, 아니면 거대한 음모의 희생양일까요?
2️⃣ 주요 등장인물 및 배우 : 믿을 수 없는 여자와 의심하는 남자들
'앱센시아'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에 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은 이 복잡한 심리 스릴러에 현실감을 불어넣습니다.
- 에밀리 번 (스타나 카틱)
: 이 드라마의 원톱 주인공입니다. 스타나 카틱은 '캐슬'에서의 지적이고 섹시한 형사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6년간의 고문과 감금으로 피폐해진 생존자를 연기합니다. 그녀는 잃어버린 기억 때문에 스스로조차 믿지 못하는 극도의 불안감을 표현하면서도, 위기의 순간에는 FBI 요원 특유의 본능적인 전투력과 생존 기술을 발휘하는 강인함을 보여줍니다. 시청자들조차 "정말 에밀리가 범인 아닐까?"라고 의심하게 만들 만큼, 선과 악,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오가는 그녀의 눈빛 연기는 압권입니다. - 닉 듀런드 (패트릭 휴싱어)
: 에밀리의 전 남편이자 FBI 동료입니다. 그는 드라마 내내 가장 큰 딜레마에 빠지는 인물입니다. 죽은 줄 알았던 전처가 살아 돌아왔다는 기쁨과 죄책감, 그리고 현재의 아내 앨리스에 대한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게다가 FBI 요원으로서 에밀리를 용의자로 의심해야 하는 상황은 그를 극한으로 몰고 갑니다. 그는 에밀리를 사랑하지만, 그녀를 향한 증거들 앞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유약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자아냅니다. - 앨리스 듀런드 (카라 테오볼드)
: 닉의 현재 아내입니다. 보통의 드라마라면 '못된 계모'로 그려질 법하지만, 앨리스는 에밀리의 아들 플린을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키운 헌신적인 인물입니다. 에밀리의 귀환으로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그녀는,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에밀리의 존재감 앞에서 불안해합니다. 그녀의 선한 의도와 별개로 에밀리와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비극을 만듭니다. - 토미 깁스 (안젤 보나니)
: 보스턴 경찰 형사로, 에밀리 사건을 담당합니다. 그는 FBI와는 다른 독자적인 노선으로 수사를 진행하며, 처음에는 에밀리를 범인으로 의심하지만 그녀와 얽히면서 점차 사건의 이면에 다른 진실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에밀리와의 묘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극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합니다.
3️⃣ 전체 리뷰 및 감상평 : '나를 찾아줘'와 '본 아이덴티티'의 결합
넷플릭스 '앱센시아'는 심리 스릴러의 긴장감과 도망자 액션의 속도감을 절묘하게 배합한 수작입니다. 드라마는 시종일관 어둡고 차가운 보스턴의 겨울을 배경으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시각적으로 구현합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감'입니다. 총 10개의 에피소드(시즌 1 기준) 내내 쉴 새 없이 사건이 터지고 반전이 일어납니다. 에밀리가 도망자가 되어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은 마치 영화 '본 아이덴티티'나 '도망자'를 연상시킬 만큼 박진감이 넘칩니다. 특히 스타나 카틱이 보여주는 맨몸 액션과 추격 신은 액션 드라마로서의 쾌감도 놓치지 않습니다.
동시에 이 드라마는 매우 훌륭한 '심리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6년의 공백이 가져온 관계의 단절, 가족을 눈앞에 두고도 다가가지 못하는 에밀리의 상실감은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깊게 건드립니다. "내 자리는 어디인가?"라는 에밀리의 절규는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선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또한, 드라마는 '기억'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시청자들을 끊임없이 가스라이팅(?) 합니다. 에밀리의 기억 파편들이 몽환적인 연출로 등장할 때마다, 우리는 그녀가 무고한 피해자인지 아니면 기억을 조작한 사이코패스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이러한 '신뢰할 수 없는 화자(Unreliable Narrator)' 기법은 마지막 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인공을 위기에 빠뜨리기 위해 FBI 동료들이 다소 무능하게 그려지거나, 일부 우연에 의존하는 전개가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타나 카틱의 하드캐리 연기와, 매화 엔딩마다 터지는 클리프행어(절단 신공)는 다음 화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듭니다.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의 스릴러, 특히 북유럽풍의 누아르(Nordic Noir) 스타일을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2025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팝콘보다는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며, 밤새 정주행하기 딱 좋은 몰입도 최상의 드라마입니다.
4️⃣ 결말 및 쿠키 영상(없음) : 드러난 범인의 정체, 그리고 시즌 2 예고
'앱센시아' 시즌 1의 결말은 그동안 뿌려놓았던 수많은 떡밥을 회수하며 충격적인 진실을 드러냅니다.
결말 (스포일러 주의)
: 에밀리를 납치하고, 그녀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진범의 정체는 시청자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등잔 밑의 인물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범인은 시청의 재미를 위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에밀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에밀리는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고, 최후의 대결 끝에 진범을 처단하고 아들과 가족을 구해냅니다. 그녀는 마침내 살인 용의자라는 누명을 벗고 자유의 몸이 됩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진범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에밀리의 6년 공백 속에 숨겨진 '모든' 진실이 밝혀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물탱크에서 겪었던 고통, 그리고 그녀의 내면에 잠재된 폭력성은 여전히 시한폭탄처럼 남아있습니다.
🍪 쿠키 영상 정보
: 이 드라마에는 마블 영화 같은 별도의 포스트 크레딧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즌 1의 마지막 장면 자체가 매우 강력한 쿠키 영상의 역할을 합니다. 모든 사건이 끝나고 에밀리가 닉, 플린과 함께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듯하지만, 카메라는 에밀리의 불안한 눈빛과 그녀가 겪는 트라우마 증상을 클로즈업하며 끝납니다.
그리고 샤워하는 에밀리의 모습과 함께 배수구로 흘러가는 물이 겹쳐지며, 그녀가 겪은 물탱크에서의 공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그리고 어쩌면 그녀가 기억하지 못하는(혹은 숨기고 있는) 또 다른 살인이 있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소름 끼치는 엔딩을 보여줍니다.
이 열린 결말은 자연스럽게 시즌 2로 이어지게 됩니다. (참고로 '앱센시아'는 총 시즌 3까지 제작되었으므로, 시즌 1이 끝나도 바로 다음 시즌을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더라도 마지막 장면이 주는 서늘한 여운을 꼭 끝까지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