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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신문기자' 줄거리/등장인물/전체 리뷰/쿠키 (스포일러 없음)

by Every.any.something 2025. 11. 14.

안녕하세요.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는 일본 드라마 중, 가장 뜨겁고도 서늘한 사회파 미스터리 스릴러 **'신문기자' (The Journalist)**를 심도 있게 리뷰해 드리려 합니다.

 

2019년 한국 배우 심은경 씨가 주연을 맡아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화제가 되었던 동명의 영화를 기억하시나요? 이 드라마는 그 영화를 연출했던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닥터X'의 시청률 여왕 요네쿠라 료코, 연기파 배우 아야노 고, 청춘스타 요코하마 류세이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세계관을 확장한 작품입니다. 일본 아베 정권 당시 실제로 일어났던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과 공문서 조작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권력이라는 거대한 괴물에 맞서 '펜' 하나로 진실을 좇는 사람들의 처절한 사투를 그립니다. 스포일러 없이, 이 묵직한 드라마의 줄거리와 인물, 감상평, 그리고 결말 정보까지 꼼꼼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신문기자' 포스터]

1️⃣ 줄거리 : 덮으려는 권력, 파헤치는 기자, 그리고 깨어나는 청춘

드라마는 일본 정치의 심장부, 나가타초에서 벌어지는 은밀하고도 추악한 거래에서 시작됩니다. 국유지가 특정 학원 재단에 헐값으로 매각되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정부는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재무성 관료들에게 관련 공문서를 조작할 것을 지시합니다.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성실한 공무원 '스즈키'는 상부의 부당한 지시와 양심 사이에서 극심한 괴로움을 겪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 죽음마저 개인의 우울증으로 몰아가며 사건을 덮으려 하지만, 단 한 사람, 토토 신문의 사회부 기자 '마츠다 안나'(요네쿠라 료코 분)만은 이 죽음에 석연치 않은 거대한 배후가 있음을 직감합니다.

 

'마츠다 안나'는 "신문은 권력의 홍보지가 아니다"라는 신념을 가진, 언론계의 이단아입니다. 그녀는 과거 정부의 비리를 파헤치려다 식물인간이 된 오빠의 비극을 가슴에 품고, 그 누구보다 집요하게 진실을 추적합니다. 한편, 죽은 스즈키의 조카이자 평범한 대학생인 '키노시타 료'(요코하마 류세이 분)는 정치나 사회 문제에는 전혀 관심 없이 하루하루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요즘 청년입니다. 하지만 존경하던 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그는 점차 자신이 배달만 하던 '신문' 속의 기사가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임을 깨닫고 각성하기 시작합니다.

 

드라마는 이 두 사람의 시선과 함께, 정부의 더러운 일을 도맡아 처리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젊은 관료 '무라카미 신이치'(아야노 고 분)의 이야기를 교차시킵니다. 그는 총리관저의 의향을 받들어 여론을 조작하고 정보를 은폐하는 내각정보조사실(내조실)의 핵심 인물입니다. 마츠다 안나가 진실을 향해 다가갈수록, 무라카미는 그녀를 막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욱 교묘한 덫을 놓습니다. 과연 마츠다 안나는 철옹성 같은 권력의 벽을 뚫고, 조작된 문서 뒤에 숨겨진 '진짜 범인'을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요? 드라마는 진실을 좇는 자와 덮으려는 자의 숨 막히는 추격전을 통해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고발합니다.

2️⃣ 주요 등장인물 및 배우 : 전형성을 탈피한 입체적인 캐릭터들

드라마 '신문기자'의 가장 큰 미덕은 선악의 대결 구도 속에서도 각 인물의 고뇌와 성장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배우들은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 열연을 펼칩니다.

  • 마츠다 안나 (요네쿠라 료코)
    :
    '닥터X' 시리즈에서 보여준 당당하고 화려한 '미치코'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요네쿠라 료코는 이번 작품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 낮은 목소리, 그리고 꾹 다문 입술로 '침묵의 소리'를 웅변하는 기자를 연기합니다. 그녀는 소리 지르거나 흥분하는 대신, 집요한 눈빛과 발로 뛰는 취재로 권력을 압박합니다. 거대한 시스템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결코 펜을 놓지 않는 그녀의 절제된 연기는, 진정한 저널리즘 정신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줍니다.
  • 무라카미 신이치 (아야노 고)
    :
    이 드라마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단순한 악역이 아닙니다. 엘리트 관료로서 국가에 헌신하겠다는 이상을 가졌으나,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며 서서히 괴물이 되어가는 인물입니다. 아야노 고는 무표정한 얼굴 뒤에 숨겨진 불안, 죄책감, 그리고 야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특히 그가 텅 빈 눈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댓글 조작을 지시하는 장면은 현대 관료 사회의 서늘한 공포를 자아냅니다.
  • 키노시타 료 (요코하마 류세이)
    :
    정치에 무관심한 '사토리 세대(득도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처음에는 삼촌의 죽음조차 외면하려 했으나, 마츠다 안나를 만나고 진실을 알게 되면서 점차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으로 성장합니다. 요코하마 류세이는 무기력했던 청년이 분노하고, 슬퍼하고, 마침내 행동하는 주체로 변모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이 드라마가 단순히 비리 고발물이 아닌 '성장 드라마'임을 증명합니다.
  • 스즈키 카즈야 (요시오카 히데타카) & 마유미 (테라지마 시노부)
    :
    비극의 시작이 된 공무원 부부입니다. 짧은 등장이지만 요시오카 히데타카의 억눌린 고통 연기는 드라마 전체를 지배하는 정서적 동력이 됩니다. 남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용기를 내는 아내 역의 테라지마 시노부 역시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3️⃣ 전체 리뷰 및 감상평 : 영화보다 깊고, 현실보다 아픈

넷플릭스 드라마 '신문기자'는 영화판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러닝타임의 제약 때문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6부작이라는 캔버스 위에 밀도 있게 풀어낸 수작입니다. 영화가 사건의 전개와 서스펜스에 집중했다면, 드라마는 그 사건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은 어떻게 그 고통을 견디며 연대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듭니다. 특히 실제 사건인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을 연상시키는 과감한 소재 선택과, 이를 다루는 연출의 태도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차가운 푸른색 톤의 영상미를 통해 관료 사회의 냉혹함을 시각화하고, 핸드헬드 기법을 활용하여 인물들의 불안한 심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합니다. "민주주의는 형체가 없다. 우리가 멈추면 그것도 멈춘다."라는 대사처럼, 드라마는 정치적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동시에, 거대한 권력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 보일지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진실을 말하려는 개인들의 목소리가 모이면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합니다. 신문기자, 내부 고발자, 그리고 각성한 시민(학생)이라는 세 주체가 서로 연대하여 어둠을 걷어내는 과정은 벅찬 감동을 선사합니다.

 

물론 일본 특유의 교훈적인 대사나 다소 정적인 전개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가짜 뉴스가 판치고 진실이 흐려지는 시대에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의무에 대해 이토록 진지하고 뜨겁게 묻는 드라마는 흔치 않습니다. 한국인에게는 다소 낯선 일본의 정치 시스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정의'와 '상식'에 대한 갈망은 국경을 넘어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웰메이드 사회 고발 드라마를 찾는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4️⃣ 결말 및 쿠키 영상(없음) : 끝나지 않은 싸움, 그리고 희망의 소리

드라마 '신문기자'의 결말은 통쾌한 사이다보다는, 현실적이고 씁쓸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는 '긴 여운'을 선택합니다.

마츠다 안나와 키노시타 료, 그리고 내부 고발을 결심한 스즈키의 아내는 결국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문서 조작 사실을 세상에 폭로합니다. 이 장면은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로, 숨죽여왔던 '작은 목소리들'이 마침내 터져 나오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그래서 총리가 사퇴하고 세상이 바뀌었습니다"라는 식의 판타지 같은 해피엔딩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조작을 지시했던 윗선들은 꼬리 자르기로 빠져나가고, 세상은 잠시 시끄러웠을 뿐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듯 보입니다. 권력의 카르텔은 생각보다 훨씬 더 견고했습니다.

 

그러나 변화는 분명히 일어났습니다. 무라카미 신이치는 결국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검찰에 출두하며 권력의 하수인으로서의 삶을 마감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사람'에게서 일어났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청년 료는 이제 신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안나와 료가 나누는 눈빛 교환은, 비록 당장 세상이 뒤집히지는 않았을지라도 진실을 향한 싸움은 계속될 것이며, 그 의지가 다음 세대로 이어졌음을 암시합니다.

 

🍪 쿠키 영상 정보

: 넷플릭스 드라마 '신문기자'에는 별도의 쿠키 영상(포스트 크레딧 씬)이 없습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영상과 음악은 그 자체로 드라마의 에필로그 역할을 합니다. 료가 신문을 배달하는 새벽의 풍경, 안나가 다시 취재 현장으로 나가는 모습들이 차분하게 흐르며, 이들의 삶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쿠키 영상을 기다릴 필요는 없지만, 드라마가 남긴 묵직한 질문을 곱씹으며 엔딩 크레딧의 여운을 끝까지 즐겨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믿고, 무엇을 전할 것인가?" 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숙제입니다.